뜬금없이 거래하던 에이전시에서 "주희 킴 정말 급해서 그런데 돈 잘 쳐줄테니 짧게 증명서 한>영 번역 하나만 해주면 안 될까?ㅠㅠ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어요.
돈 잘 쳐줄테니 파트만 믿고(실제로 잘 쳐줬습니다) 오케이를 했더니 가족관계증명서같은 것들이 들어왔습니다. 잠깐 멘붕했다가 구글 검색해보니 포맷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sworn translator가 아니라도 "번역"까지만 하는 건 상관이 없다고 하고요. 오 이름이랑 주소같은 것만 넣으면 되겠네 쉽군~ 하면서 작업하던 차에,
오잉 이분들이 영문 성함을 안 알려주셨네요...
PM에게 정중하게 메일을 보냈죠. PM이시여 서류 발급받으신 분들 여권상 영문 성함을 알아야 이름 부분을 쓰지 않겠사옵니까 > PM이 답장합니다. 알아볼게ㅇㅇ! > 감감무소식 > PM이시여 귀찮게 해드려 송구하고 클라이언트가 답이 없어서 답장 없으신 것 이해는 가오나 마감이 1시간 전이어서요... 영문 성함 좀... > 알아볼게ㅇㅇ! > 감감무소식
결국 마감 시간이 되어서 네이버에서 나온 영문 이름 집어넣고 보내버렸어요. 혹시 서류 받을 분들이 이름 가지고 뭐라 하면 언제든 연락 주시라, 수정해서 다시 드리겠다 하고...
아니나 다를까 이름 스펠링 때문에 또 연락이 오더라고요. 외교부 권고사항은 이러저러한데 정확하게 정해진 법은 없으며 구구절절한 설명을 변명처럼 덧붙였댔습니다.
그리고 오늘 같은 에이전시에서 또 증명서 번역 요청이 왔습니다. 다시 저럴 걸 생각하니 아찔해서 이번엔 일을 거절해버렸는데... 거절해도 되겠죠........o<-<
@은비 님 에고 아닙니다! 전에 회사를 다녔긴 했으나, 이런저런 후려침 끝에 지금은 빠른 도망하고 프리랜서 전업했사옵니다. 투잡은... 투잡도 해봤는데(회사+알바 이런 식으로) 정말 할 게 못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