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은 샘플 번역 수준이지만 마케팅은 아니며 간략한 신화 내용이라고 PM이 안심(?)시키면서 맡긴 이번 작업은….컬렉션 설명하는 건데 왜 때문에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로마 황제와 그의 어린 미소년 애인 (왠지 아도니스 신화가 떠 오르긴 하지만 이건 신화 내용이 아니다. 이 빌어먹을 PM님아…ㅠ_ㅠ)을 다룬 내용에서 고통 받다가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도리언 그레이가 튀어 나오면서 대략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문구 안에 ‘불어’가 섞여 있었거든요.
절망스러운 마음에 구글에 돌렸다가 ‘조부모가 나쁘다’ 뭐 이딴 소리가 튀어 나오길래 잠시 ‘이건 못한다고 할까. 이것만 빼고 배 째라고 할까’ 진지하게 고민해 보다가 백 만년 전에 크레마 사면서 같이 산 세계문학전집에 이 소설이 있지 않을까 불현듯 떠올라 급하게 이북 리더기를 꺼내서 들어갑니다.
마감은 급하고 미친 듯이 누르는데 크레마 써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이거 더럽게 느립니다; 느리게 느리게 문학전집 목록을 훑어 가는데 만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있어요 ㅠ_ㅜ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해당 문구를 찾아 ‘그대로’ 번역 안에 삽입합니다. 마감 10분 전에 겨우 보내고 나니 기운이 쭉 빠지면서 왠지 오늘은 술과 함께 삼겹살을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본인의 얄팍한 상식과 교양을 저주하면서…..어제 보다 만 워킹 데드나 다시 봐야겠어요. 이 가눌 길 없는 분노는 역시 좀비 후드려 패는 것을 봐야 풀릴 것….
전지전능하신 임윤님의 답변을 기다려 봅니다. 혹시 클레임 들어오면 그때 생각을…
네 회사에서 이중으로 번역료를 지불하게 하지 않으려면, 말을 의미만 통하게 살짝 바꾸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은근히 번역하면서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일 것 같은데, 어떻게들 대처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어... 은조 님 말씀이 원칙적으로 맞을 겁니다. 번역저작권 문제요...
도리안 그레이 책 자체는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니 어디서 가져다 쓴다 ㅏㄴ들 문제될 게 없지만, 번역된 작품은 2차 저작권?인가 뭐 그런게 됩니다.
보통 몇줄 정도 인용문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저작권을 따지는 경우는 국내에는 드물지만 아예 다른 이의 번역을 가져 왔다면 책 같은 경우는 어느출판사 무슨번역본 인용이라고 표기하는 게 예의(?)긴 해요.
재은님 제가 불어가 된다면 고민을 하지 않고 불어를 넣었겠지요 흑흑...
애초 소설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문구라 제가 이상하게 임의로 번역하는게 더 문제가 되었을 듯 하네요. -_-;;;
근데 그대로 문구 옮겨쓰면 저작권이 문제되지 않을까요? 궁금하네요;_;
아니 도리안 그레이 맙소사.... 고생하셨습니다ㅠㅠㅠ PM이 이 고생을 알아주어야 할텐데요....
전 불어 조금 된다고 이력서에 넣을까 하다가 불어 잔뜩 묻은 거 의뢰 들어올까봐 무서워서 못 썼네요.
혜경님 글을 보니 다시 혹하다가... 아니 역시 안되겠어요...
패션을 글로 배운 1인이라…패션 용어인데 음역 안하고 촌스럽게 번역해 버리는 오역을 저지를까봐 매번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ㅠ_ㅠ 거기다 보그체는 또 극혐해서 고객 공홈 스타일과 본인 취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느라 이중으로 고통 받고요. 매일이 롤러 코스터 타는 기분입니다. 흥미진진하다면 흥미진진하네요. (….)
아니 어느 드자이너님이십니까 (D&G인가..아니 불국이라면?)
큽..그시절 스미스듣다가 관련 서적으로 오스카 와일드.. 어디보쟈 즤집 미시마 유키오 옆에-_- 꽂혀있네유. 아놔 혜경님 대단히 흥미로운 작업하신다... 부럽부럽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도리안 그레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변태같은 프로젝트 마감 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ㅠㅠ 오늘은 마시고 기분 푸시길,,,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