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실미 여러분. 지난번 실비보험 편이 생각보다 질문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쵸… 돈은 열씨미 내는데 내가 낸 돈 만큼 보험이 그 역할을 하고 있나,라고 생각하면 열 뻗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성비의 최고봉은 실비보험에 있으니 보두 보험은 실비보험 가입합시다.
그러면 지난번에 제가 말 꺼내면 가입한 사람은 울릴 자신 있다던 온갖 보험들을 털어보겠습니다. 제가 원래는 다른 얘기 하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이 얘기를 시작하냐면, 댓글 중 상당 수가 ‘친척 아줌마’로부터 보험을 가입했다고 이야기를 하셨고, 이제 온 국민의 기쁨 가득할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는 고로, 모두 확실히 알아서 이번 명절에 예비 피해자 분들이 ‘싫어요 안돼요 하지 말아요.’라고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물론 ‘어른이 하라면 할것이지 말이 많아’공격 앞앞에 갈대 같은 반항이겠으나 우선 몰라서 내 이름 석자 예쁘게 적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우선 간단하게 종신보험에 대한 설명을 할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예전에 논란이 되던 ‘10억을 받았습니다.’로 대 히트를 치면서 가족을 위해 들어야 하는 보험>>옆사람이 드니까 드는 보험>>그냥 드는 보험, 으로 변천사를 거듭해 왔습니다. 근데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사망’보험이에요. 내가 죽으면 돈이 나오는 보험이라는 얘기 입니다. 그럼 여기서 우선 비혼비출산 분들은 손을 높이 드세요~ 그리고 그 손으로 자신에게 종신 보험을 판 멍청이의 뺨을 후려 갈기면 됩니다(그 멍청이가 친한 지인이라면 전 탈룰라할겁니다).
생각해보세요. 내가 죽으면 내 가족한테 보험금이 나와요. 근데 난 결혼도 안할거에요. 내가 죽어도 보험금을 받을 배우자가 없습니다. 나는 아이가 없어요. 내가 죽어도 보험금을 받을 자녀도 없어요. 내가 만약 부모보다 일찍 죽는다면 부모님이 제 보험금을 받으실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흔한 경우는 아니죠. 그러면 배우자도, 아이도, 부모도 받지 못한 내 사망 보험금은 누가 받게 될가요?>>>>>>보험회사가요!!^^-
진짜 이건 미친짓이에요. 요즘처럼 결혼과 출산이 선택인 시대에 오히려 보험회사는 이런 사람들이 종신 보험을 가입하면 엄청 좋아합니다. 돈은 돈대로 내고 보험금은 받지도 않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지인이 좋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종신보험인 경우를 제가 너무 많이 봤습니다…..ㅠㅠ 제 친한 언니도 저한테 보험 좀 봐달라고 해서 보는데
-언니… 결혼 안할거지??
-ㅇㅇ
-언니 애도 싫어하지?
-ㅇㅇ
-근데 도대체 사망보험금을 왜넣은거야?
-?????????? 그런게 있었어???????????
-?????????????
그러고 이 언니도 한 50인가 손해보고 해지했던거 같은데… 어쩃든 정말 안습의 현장입니다. 가입하지 마세요.
그럼 여기까지가 비혼비출산분들. 그럼 이제 기혼유자녀분들로 넘어가겠습니다.
난 배우자도 있고 자녀도 있어! 그러니 종신 보험 있어도 괜찮은거 아냐?
……..(절레절레)
제가 얼마전에 상담한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를 실비보험편에서 한번 언급 했었죠? 보험료를 총 납입하면 6300만원을 내요. 근데 내가 죽으면 보험금은 60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보험은요, 가입하고 최대한 빨리 죽을수록 이득입니다!! 절대로 보험료를 다 납입하고 죽으면 안돼요!! 그건 손해야!! 보험료를 납입하던 중에 죽어야해!! 그래야이 이익이야!!!!!!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립니까… 그럴거면 보험 왜가입해요…….
농담같지만 실화입니다… 진짜 따끈따끈한 실화에요… 저랑 상담하신 분 표정 완전 굳으셨어요….
물론 이 분은 극단적인 사례지만 대다수의 종신 보험이 이런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서요, 종신보험 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험 증권 보세요. 여자분들은 대충 10만원대 나오고 남자분들은 20만원대 나오는데 전 여자고 여기도 여자분들이 더 많은거 같으니까 여자 기준으로 가볼게요.
여자가 종신보험을 10만원대로 가입하면 보통 사망보험금이 3천만원이 나와요. 그걸 월납으로 20년동안 보험료를 낸다고 하면 10만원*240회=2400만원인데, 사망 보험금은 3천만원. 그럼 이건 6천원 수익이 나네요? 그렇다면 이 보험은 손해가 아닌게 맞나요?
아니에요… 손해에요…. 엄청 손해에요… 예전에 얘기했던 금투자편 기억 나시나요? 15년만에 수익률 4배가 나왔다던 그 금덩이요. 걔를 가지고 계산을 한번 해보세요. 보험가입은 20대에 하고 한국 평균수명은 80이에요. 대충 50~6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죠. 그럼 50~60년동안 금을 모았으면 내가 죽었을 때 배우자나 자녀한테 유산으로 얼마를 남겨줄 수 있을까요? 그게 과연 3천만원 보다 적을까요 많을까요? 남은 배우자랑 자녀가 3천만원을 좋아할까요 금덩이를 좋아할까요?
근데 이걸 몰라서 나는 종신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보험사는 그 돈을 받아서 꼬박꼬박 금덩이를 샀어요. 그래서 수익률이 이빠이 났어요. 근데 보험 가입한 사람이 죽었네요? 슬프게도 사망보험금을 유족에게 내줘야해요. 비혼비출산주의자면 더 좋았을텐데 이번에 죽은 사람은 기혼유자녀라서 어쩔수 없어요. 하지만 갠차나요^0^ 어차피 내가 벌은 수익에 비하면 보험금으로 줄 돈은 3천만원밖에 안돼요^0^//////
전 종신보험 처음 만든 인간 정말 싸이코패스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상품을 만들 수가 없어… 여기서 또 한번 마케팅의 힘을 느낍니다. 저런 거지 같은 상품을 어떻게 ‘언제 죽어도 당신이 안심할 수 있게 가족들을 돌보아 드립니다.’이렇게 포장해서 개히트를 치지?? 마케팅이 정말 짱이에요(근데 업계 얘기에 의하면 그 광고의 주인공은 실제 마케팅 회사에 다니시던 분으로 과로사로 사망하셨고, 종신보험료를 거의 월 100 수준으로 내셨으며, 배우자분은 사망보험금 10억을 수령하셨다고 합니다.. 차라리 그걸로 금을 사지... 금 매입 수수료 10%고, 5억이상 10억이하 상속세 30%인데.... 그나마 일찍 죽어서 수익인 종신보험….ㅠㅠㅠㅠ)
그래서 오늘 결론은 지난번 편과 완전 반대인, 종신보험 절대 가입하지 마세요~로 마무리 하겠고요, 곧 설날이니만큼 친척분들을 만나야 하시는 분들을 위해 ‘보험하는 친척 아줌마’한테 가입하면 안되는 상품 종류를 설날 전까지 최대한 많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종신 보험 가입하신 분들… 울지 마시고 다음 편에서 뵈어요…… 갠차나여… 우리아빠도 종신보험 있어요… 심지어 고혈압 당뇨여서 보험 재가입도 안되서 걍 들고가야해요….ㅎㅎㅎㅎㅎㅎ 인생살이 참…..ㅠㅠㅠㅠㅠㅠㅠㅠ
글 너무 감사해요.
안 그래도 지금 다달이 30만원씩 납부하고 있는 연금 종신 보험 해약하고 싶은데, 지금 해약하면 200만원 손해라서 진짜 어떻게 해야 원금이라도 보존할 수 있을 지 고민중 입니다. 진짜 미치겠어요 ㅜㅜ...
그리고 연금 보험도 잘 알아보고 해야 하더라구요.
다달이 납부하는 금액에서 사업비니 뭐니 빠져나가니까 아무리 복리라고 해도 별 이득은 아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