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섯시간 내리 일하고 혼빠져서 일로 기어들어왔습니다
유난히 피곤했던 어제, 일을 끝내고 밤에 들어와서 한참 고민하다 그 야심한 시각에 결국 치킨을 시켜 허벅지살을 뜯고 있는데 띠링하고 메일 알림이 울리더군요. 모징 하고 설레는 마음에 봤더니 글쎄 사천오백자(저에게는 매우 레어한..)에 요율도 조은.. 뽀대나는 쓰리스타 클라이언트의 매우 어려윤 파일을 24시간 내로 해달라는 요청이 온 겁니다.
파일을 확인해보고 걱정에 무모함을 적절히 버무려 내가 하겠으니 요율을 더 높여달라.. 라구 해서 여차저차 일을 받아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꼴딱 새고 정신차려보니 회사 갈 시간이.. 그래서 회사에 가서 번역을 하다 일을 하다 또 번역을 하다.. 그렇게 시간을 쓰다보니 퇴근할 때 쯤엔 번역이 끝나있는 겁니다.
아직 5시간이나 남았으니 집가서 검수하고 보내면 되겠다 했습니다.
물론 퇴근하는데 눈 앞에서 버스 세개를 한꺼번에 놓쳐 자그마치 한시간 반이 걸려 집에 도착했죠(...) 객기에 어제 밤새느라 집안(안치워서) 어질러져있는 꼴이 너무 보기 싫어서 후딱 치워버렸는데 앗.. 벌써 두시간 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검수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끝나질 않아요. 뭐가 그렇게 주어가 많고 배배 꼬아놨는지 내가 맞게 번역한건지 한참을 쳐다보고 앉아있어야 이해가 가는 것들도 있고 괜히 영문에다 쓸데없이 대문자를 써서 그것 고치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마감 한시간 전에 피엠이에게 30분 정도만 더 기다려달라 이메일을 보냈읍니다. 그런데 피엠이는 제가 이메일을 보낸 시각이 마감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지 앞으로 30분안에 보내달라는 겁니다. ... 결국 원래 마감시간 +30 분 초과 + 몇 분 더 초과 해서 이멜로 후딱 보내놓고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을 찌러 들어왔더니 휴대폰이 울립니다.. 국제전화입니다. ㅠㅠㅜ 인도계 오빠여써요. 첨엔 정중하게 말씀하시더니 제 쪽에서 할 수 있는대로 밝게 대응을 하니 뭔가 괴리감이 느껴졌는지 급속도로 목소리가 피곤해지더군요.. ....ㅇ..아 아니다 내가 아까 이미 보냈다. 이멜로 보내놨다하니깐 알겠다구 ...ㅎ 갑자기 갈라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끊더라고요.
흑흑 꽤나 큰 업체고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어서 잘되었다 여기서 일 땄다 하고 조아했는데
이거 아무래도 저 찍힌거 아닌가 모르겠숩니다 흐긓흑..... 이 일 어떻게든 잘 마무리되고 쪼그라져있으면 나즁에 또 찾아줄까요?
케이트님 고생 많으셨어요. 법률문서이니 퀄리티를 보고 틀림없이 또 찾아줄 것입니다. 이제 한숨 돌리고 푹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