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두면서 원래도 희미하던 날짜 관념이 더더욱 희미해져 갑니다. 요 며칠 감기로 호되게앓고 있는데 이게 그냥 감기라기보다는 지난 1월 한달 내내 긴장했던 것이 조금 풀리면서 한꺼번에 몰아 닥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잘한 건 좀 괜찮아졌는데 목감기가 영 안 떨어지네요.
지금 몇 천 단어 몇 만 단어 하시는 분들 보시면 '쟤 지금 샘플 일 하고 저 난리 친거야?' 분량의 이 무슨 권투 잽처럼 잽! 잽! 잽! 이러면서 당일 마감으로 1월 한달 내내 시달리다가 2월 되니 그게 조금 느슨해졌습니다. 어 일이 없네. 뭐가 꼬였나 이러면 하나 찔끔 오고 그거 하고 좀 있다 어 또 안 오네 또 뭐가 꼬였나 이러면 또 하나 찔끔.
이렇다 보니 몸에 들어갔던 긴장이 풀리면서 이렇게 훅 간 거 같네요. 빌어먹을 감기 ㅠ 약이 독해서 귀에서 잉 소리가 날 정도인데 감기가 끈덕지게 날 놓아주지 않네요. 이제 그만 놓아줘...나 너랑 헤어지고 싶다규!!!!
어제도 자잘한 일 두어 개 해서 보내고 약 먹고 무려 저녁 8시에 푹 자고 일어났는데 목은 여전히 쑤시는 것이 으아...감기 독하네요.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ㅜ
자고 일어나서 현경님 리플 보고 너무 마음도 아프고 또 몇달 전에 찌질대던 제가 떠올라서 -_-;
망망대해에 혼자 뗏목에 덩그러니 앉아서 둥둥 떠가는거 같고 남들은 막 쾌속정에 크루즈에 고속 엔진으로 저 드넓은 바다를 달려가는데 나는 노젓기도 왜 제대로 못하는가! 싶은 그 심정 절절히 이해가 갑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뭐 지금도 그다지 잘 나가는 건 아닙니다. 이제 노젓기나 시작했지 엔진 달고 몇 만단어 하려면 아직 멀었어요 (;;;)
처음에 남이 하다가 못한다고 손 들고 도망 간 4페이지 영-한 일을 받아서 죽어라 하고 너무 좋아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임윤님께 감사 이메일 보낸 것이 작년 10월인데 그러고도 두달을 꼬박 땅만 팠답니다. 속도가 파파팟 나면 좋겠지만 이게 개인 차도 있고 또 운이 어느순간 맞아 떨어져야 일이 오는 거 같아요. 저는 그래서 기준을 아주 아주 아주 낮게 잡고 버텼습니다. 뭐가 되든 한달에 에이전시 한군데씩만 등록되자! 그러면 1년을 하면 에이전시가 12개는 되는데 못해도 그 중에 한 군데는 일을 안 주겠냐! 그러면 돼! 이러고 버텼는데 12월 끝자락에 걸린 에이전시가 자투리 일을 주기 시작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서 이력서 채우기용 일을 가열차게 하고 있습니다.
현경님 너무 힘드시면 기운이 나는 영화라든가 일드, 미드 책 게임 뭐가 되든 좋으니까 하면서 멘탈 잘 추슬리시고 결국은 버티면 하나는 건져 올릴겁니다. 저도 두 달동안 힐링 일드랍시고 일드란 일드는 다 뒤져 봤습니다. ㅜ_ㅜ 처음 게임 샘플 까였다고 주저앉아서 아무 것도 안했다면 지금 에이전시도 못 만났을 거에요. 기운 내셔서 버티세요. 일단 본인을 인정해 줄 에이전시 한 곳이면 됩니다. 백군데도 필요 없고 한군데만 걸리면 된다! 한놈만 걸려봐라! 이 기세로 조금만 더 기운 내세욥!
혜경님 저도 모니터 사고싶은데 차마 양심에 찔려서 그것만은 조금 참고 이써요 껄껄..근데 혜경님 저랑 비슷한데가 쪼금 있으시네요! 저도 괜히 BBC world 뉴스 틀어놔요..그거라도 듣고 있어야 스스로가 덜 쓰레기같아서.....^^;; 사실 트이타에 자학자학을 하긴...했는데...음...아니에요...전 점잖고 얌전하게 꽃삽파는 사람....
윤정님......도대체 거기는 무슨일을 주려고 이러는 걸까요? 사실 전 지금 너무나 허덕거려서 뭐라도 상관없다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해써영........
해민님, 은비님, 보람님, 현경님 모두 함께 멜팅 올라프님과 허그합시다..(하트)
아놔 현경님 얘기한다는걸 까먹었는데(어제술취해서;;;) 저도 그 업체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요상한 프로젝트인지, 풀에 사람이 많이 필요한듯싶습니다. ㅋㅋㅋ 우리 잘해보아요
등록절차에 계좌남겨야 하길래, 드디어 은행가서 외환계좌 맹글어왔네요.
의자는 잘 사셨어요! 저도 일 들어오기 전에 기계식 키보드 사고 듀얼 모니터 장착하고 500기가 SSD하드 달고 윈도우 사고...작업 환경을 만들어 놔야 일이 왔을 때 하지! 이러면서 질러놨는데 미리 준비해두길 잘한 거 같아요. 작은 일이라도 막상 오기 시작하면 쇼핑이고 나발이고 구찮아져서 (.....)
올라프 저도 무진장 사랑해요. ㅠ_ㅠ 등장 장면부터 세상 제일 즐거운 인물로 깡총깡총 튀어 나와서 '어머 난 내가 세상에서 너무 좋아! 꺄핫!' 이러다가 안나가 당근으로 코를 만들어 주니 '어머 이제 난 완전 완벽하네! 난 진짜 너무 멋져!' 이러는데 그 꾸밈없는 솔직함이 너무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 좋아' 이 분위기. 으워...자기 혐오감과 매일 싸우는 저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사고방식인데 제가 못 가진 것이라 더 멋져 보이나 봐요. ㅠ
그리고 제가 땅 팔 무렵엔 다행히(?) 번역 실미도가 개장되기 전이라 자유 게시판 분위기가 지금 괜찮은 겁니다. 그 무렵 제가 인터넷 일기장에 막 써 놓은 글 보면 아주 무시무시합니다. -_-; 현경님 정도면 양호한 거에요. 얌전하게 꽃 삽 들고 땅 좀 파기로서니 어떻습니까. 남한테 피해 가는 것도 아니고. 저처럼 굴삭기 동원해서 '우워어엉어ㅓ어 나 말리지 마! 나 같은 쓰레기는 숨쉬는 공기가 아까워!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소리소리 지르면서 땅 파헤치지 않잖아요? ㅎㅎ
그 때는 인터넷 얼굴도 모르는 외국애들 붙들고 (놀아도 영어로 놀아야 마음이 조금 편한 1인;) 내가 얼마나 한심한지 구구절절 읊어댔는데...지금에서야 말하지만 그 되도 안한 개소릴 들어주고 아냐 넌 잘할거야 위로해준 그대들이 진정 위너십니다......ㅜ
차라리 단체로 지중해에 간거라면 저는 기꺼이 그들을 축복해줄 수 있습니다. 저는 좋아하지만 그 특유의 습하고 스산한 겨울은 우울증에 걸리기 딱이니까요.... 근데 지중해 안간거면 니네 진짜 내일 점심식사에 들어있는 고기 다 비려버려라... 야채는 다 물러버려라...
윤정님 근데 너무나 정확한거같아요. 올라프의 허그같은 느낌이에요 혜경님의 말씀은!! (이번에 코코 시작하기전에 올라프의 단편애니메이션 들어간거 보셨어요? 세상 맑은 눈사람같으니...ㅠ.ㅠ) srt타고 내려가야 하는 동네인가요? 저는 진심으로 내려갈 의향이 있습니다. 술 사들고요...!!
윤정님 냉장고에 에쿠스(싸고 묵직해서 좋아해요.)가 1병이 있는데 무척 따고싶네요. 하지만 겨우 어제 돌아온 탕아기에 오늘은 참아봅니다... 가까이 계시면 딸기도 나눠드리고 싶고.. 증말 요새 제게 가장 정신적으로 가까운분들...우리 동지님들.....
참 희한한 업체가 많아요. 저도 별별 것을 다 겪었ㅠ 진짜 그 영국 업체 모하고 있을까요. 이것들이 아무리 한겨울 스산하고 우울하다고...모두 지중해로 떠나버렸니.
혜경님 위로는 진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ㅜㅠ 음.. 그분은 말로 표현하는 분이죠. 한겨울 모닥불앞에 기꺼이 허그해주는 욜라프같은분.. ... 제가 지금 가족행사가 있어서 거하게 와인일병하고왔으므로 말이 꼬이고 있습미다. 기회가 있다면 꼭 실물보답을,,, 하고싶고요 .. 보드카끼고 srt타고 내려갈각
앞으로 시디즈의자랑 보비작 거리며(곧 냥님들이 차지하겠지만)ㅋ 돈잘주는 업체들이 질척거리며 들러붙길 바라옵니다. 허헝 저도 딸기가 먹고싶네요..
처음에 너무 신났던게 제 탈력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빨리 첫 테스트를 보고 계약..(...계약서는 거창하게 받아가놓고 왜 일은 안줘요 영국의 t업체 님들아?? 요율도 내가 얘기한거보다 높게 쳐주더라니 비싸게 매겨놓고 일을 안주겠다는 얘기였나요??)이라는걸 하면서 과하게 업이 되어버렸던가봐요.. 그러다 갑자기 뚝 끊기는 기분이 드니 거기서 허우적 허우적...
이렇게 글까지 새로 파서 제게 위로를 해주시니 저는 혜경님께 1치킨 이용권을 빚졌습니다..이 기세로라면 혜경님께 부페를 사드려도 모자랄 것만 같습니다.... 혜경님 정말 저의 힐링센터..은혜를 꼭 갚을거에요..
오늘은 작정하고 코스트코 가서 좋은건 아니지만 시디즈 의자를 사왔어요. 이케아 3만원짜리 의자를 쓰고 있었는데 한시간만 앉아도 허리가 부러질 것 같더라구요.. 내가 이래서 영업을 안하는걸지도 몰라..! 그런 말도 안되는 합리화를 해가며 (시디즈 t50 라이트 모델, 코스트코에서 17만원정도 하고 있어요 인터넷 최저가보다 싼거같아요..) 번역으로 돈도 못벌면서 번역한다고 의자를 사왔어욬ㅋㅋㅋㅋ 그리고 트위터에서 '딸기를 비싸서 못사고 있으려니 친구가 그거 먹는다고 부자되지 않는다고 그냥 딸기먹은 거지 하기로 했다..'라는 트윗에 감명받아 가난한자가 딸기도 사왔습니다. 이정도면 셀프 우쭈쭈 오냐오냐 만렙이죠..
그리고 집에와서 껄껄껄 의자나 조립하자 껄껄껄 그러고 있다가 방금 모 업체에서 샘플통과 연락을 받았어용...(근데 그 악명높은 MTPE업체라서........ .....만감이 교차하지만 일단은 좋은거라고 생각....해야겠죠?)
혜경님 진짜 감사해요. 제가 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져요. 한달에 한군데! 라는 말씀을 잊지 않을게요. 1월에는 그 일 안주는 업체를 잡았으니 이번 업체는 2월의 마음의 고향(어?)으로 삼고...(응?) 이번엔 일을 정말 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3월이 될때까지는 업체 안잡혔다고 징징거리지 않겠다고..여기다 약속하고 갈게요. 3월에도 한군데도 안잡히면 누구라도 좋으니 저랑 맥주 한잔 같이 해주세요 하하하 .....
문혜경님 글 읽다가 또 저 혼자 찌찌뽕! 하고있네요. 저도 샘플테스트 탈락하고 몇달간 영업접고 방황했고요, 다시 영업 시작하고는 '한달에 에이전시 1곳 잡자' 이러고 있었거덩요. 찌찌뽕! 찌찌뽕! 감기 빨리 나으시고 컨디션 회복하세요~
저도 날짜 관념이 사라지며 매일매일이 월요일인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저 처음에 부러워하다가 이젠 징그러워 하더라고요ㅠㅠ 저도 1년만 우선 버텨보다!! 우선 프로즈비용이랑 트라도스 비용은 뽑아야 하지 않겠니....ㅜㅜ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모두모두 힘내세요!!
하하 글 쓸 때는 여러분 힘내세욥! 이리 쓰지만 동시에 제게도 '힘내라 나새끼! 버티면 된다잖아!' 이런 기분도 동시에 들어서 쓰면서 저도 힐링되는 기분이랍니다. 별거 아닌 글에 기운 내 주신다니 더 보람이 느껴지네요. 으아! 이제 봄 맞죠? 정말 추운 거 지긋지긋합니다. 얼렁 영상 기운으로 돌아와서 냉기에 떨지 않고 편하게 번역하고 싶어요. ㅠ_ㅠ
혜경님 ㅠㅠ 들어오는 돈은 없고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물욕만 점점 산더미처럼 쌓이는 생활의 연속입니다...집에 오래 있으니까 난방비 포기하고 만땅으로 열두시간 돌리고 있으니 바깥이 영하11도인지도 잘 모를만큼 따숩게 지내고 있지만...자꾸 눈에서...땀이...흐르네...이러케 땅 파고 들어갈 때 요정처럼 나타나서 힐링 글 투척해주시는 것 너무 감사해욥!!!! 언제나 혜경님 곁에 건강과 금전이 함께하길 바라며...! 쾌차하세요! 이제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