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님 글 보다가 그만 또 분노가 폭발해 버려서 잉여글 하나 싸지르고 갑니다. 원래는 히어로물에 관심이라곤 1도 없었으며 그건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무시했었습죠. 여동생이 아이언맨이 재밌다고 보러 가자는데 그런 양키 냄새 나는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왜 내가 돈 주고 보냐고 코웃음쳤죠. 과거의 나 자신을 매우 패고 싶습니다. 아이언맨을 무시하다니!!!
그리고 저는 어벤져스를 보게 됩니다. 재미도 있었지만 제가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그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전혀 복잡하다,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모든 캐릭터에게 적절하게 비중을 줘서 만화 원작 지식 따위 1도 없어도 전혀 내용 이해에 무리 없게 연출해낸 점입니다. 그야말로 잘 만든 상업영화입니다. 유일한 흠이라면 악당 로키가 너무 약해서 (;;) 나중엔 악당이 불쌍해 보일 정도였...이번에 나오는 타노스는 또 너무 세 보이던데. 똑똑한 마블이니 알아서 밸런스 조절하겠죠? 옆동네 디씨의 저스티스 리그처럼 밸런스 다 붕괴시키고 슈퍼맨 살아나자마자 짠 하고 다 정리되어 버리는 그런 짓은 안할 것이라 믿어요. 부활되지마자 다른 히어로 쩌리로 만들어 버리는 위엄. =_=.....
이런 마블의 연출이 쉬워 보였으나 옆 동네 디씨 하는 꼬라지 보니..전혀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어요. 워너가 돈이 없어 영화를 그따위로 만들진 않았을 것. 디씨에서 만든 수어사이드 스쿼드란 영화를 보았고 (아마 기획 단계는 야심차게 시리즈물로 하려다 대차게 말아먹고 그냥 엎어진 걸로 알아요.;) 그 이후 제게 이 영화는 구린 영화 VS 괜찮은 영화 판단할 때 최저 기준으로 선택하는 영화가 됩니다. 그러니까 무슨 영화를 봐도 '응 수어사이드 스쿼드보단 재밌네.'인 겁니다. (아직까지 이거보다 구린 영화는 못 봤네요. 김수현이 찍은 희대의 망작 리얼이 이거보다 더 구릴거 같은데 리플 읽다보니 너무 웃겨서 그냥 안 봤습니다. 수현 오빠 왜 그랬어...군대 가기 전 스트레스가 아무리 심하기로소니 그런..ㅠ)
슈퍼맨 1편은 솔직히 연출이 너무 산만해서(;;;)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도대체 이해 안되는 타이밍에 갑툭튀하는 로이스 레인도 너무 짜증났지만(전형적인 남자 발목 잡는 여주 정말 극혐합니다. 위험한 지역에 기어 들어가서 인질로 잡혀서 아오..) 그래도 봐줄만했습니다. 잘생긴 슈퍼맨이 나오니까 저런 연출상 마음에 안 드는 것이야 뭐...그러고 저는 슈퍼맨 단독 영화가 하나 더 나오거나 배트맨이 다른 배우가 되었으나 배트맨 단독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왠걸 바로 슈퍼맨 VS 배트맨 영화를 만들길래 너무 시기상조가 아닐까 했더니 혹시나가 역시나로..
배댓슈는 여동생이랑 같이 봤는데 동생 평가가 더 웃겼습니다. '슈퍼맨이 배트맨 건물 때려 부숴서 건물주가 열 받아서 죽이려고 덤빈거 같아' ...생각해 보니 열 받을거 같네요. 노른자위 땅에 건물 지어놓고 돈 벌고 노년에 편하게 살려고 했더니 어디 외계에서 날아온 개뼉다구 시키가 땅값 떨어지게 그 위에서 쌈박질이냐? 가만 두지 않겠다 이 생키 넌 뒤졌어. 어 그런데 너 엄마 이름이....? 마사? 오늘부터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 1일!
그리고 대망의 저스티스 리그가 나옵니다. 어차피 개허접하다고 욕은 할 것이지만 그래도 비쥬얼 맘에 드는 슈퍼맨과 배트맨, 덧붙여 그 혼돈의 도가니 속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캐릭터인 원더우먼을 보기 위해 호갱님 짓을 하러 극장으로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아끼는 귀요미 에즈라 밀러가 플래쉬로 나온다니 보러 가야죠. 아 그리고 제레미 아이언스가 알프레드라니!!! 덕후는 그냥 가슴이 벅차서 혹시나 얘네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까 1프로 희망을 품고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영화는 더 가관입니다. 캐릭터 하나 하나는 캐스팅 잘해서 비주얼도 다 훌륭한데 스토리는....
벤 에플렉은 참 개인적으론 비호감인 배우라 배트맨을 얘가 한다고 할 때 '으엑 뭐야 뭐 저런 배우를 캐스팅했어!' 이랬는데 수트 입혀 놓으니 생각보다 괜찮은 겁니다. 적당히 세월에 시달려서 살집도 붙은 중후한 미중년 이미지가 아주 그냥 멋진데. 캐릭터는 (눈물 좀 닦고) 그냥 돈 많은 중년이 위기를 구하기 위해 젊은 애들(메타 휴먼들이니 실제 나이는 배트맨보다 더 많으나 액면가는 어려 보이는;) 사이에 껴서 '응 나 가진 거 돈 뿐인데 나도 좀 껴주라' 추근추근대는 아재로 만들어 버렸으며 촐싹대는 플래시는 귀엽긴 하나 왠지 어벤져스 스파이더맨이 연상될 뿐이며, 원더우먼은 그냥 나서서 총대 잡고 이끌어도 될 거 같은데 뒤로 물러서서 팔짱만 끼고 있고 빅터 스톤..얘는 모르겠어요. 전혀 무슨 포지션으로 튀어 나왔는지 -_-; 슈퍼맨은 그냥 깨어나자마자 로이스 레인이랑 날아가서 마더 박스가 붙네 마네 하는 그 위급한 시기에 옥수수밭에서 둘만의 세계에 빠져 하트를 날려대고...쓰다보니 더 빡칩니다. ㅠ_ㅜ
어벤져스2가 재미가 좀 떨어졌다고 투덜댔는데 저스티스 리그 보고 와서 다시 복습하니 왠걸.영화 괜찮더라구요. 멀쩡한 영화를 깠구나 반성하면서 연휴가 가기 전에 블랙팬서를 보러 갔고 정치적인 영화라는 평을 읽었는데 역시나 대사에 그런 느낌이 많이 묻어 나더라구요. 마블 영화에 호갱짓하는 저 포함 한국 고갱님들을 위해 배우들이 한국 대사도 어설프게 하는 장면에서는 실소했습니다. 뭐 흥행은 하고 있다니 고객 서비스한 보람을 느끼고 있겠네요.
어벤져스만 기다리면서 분노의 잉여글을 마무리합니다. 4월아 빨리 와라..아니 너무 빨리 오면 또 허무해지니 적당히 빨리 와 주길....ㅠ_ㅠ
아이언맨 쵝오죠.....진짜 로다쥬는 아이언맨 그 자체 같아서 (입틀막) 다만 어벤져스 뒤로 갈수록 아이언맨은 고집스런 기성세대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마음에 안듭니다. 어벤져스1에 등장할 때는 기성세대 꺼져라. 기존 체제? 나 그런거 모름. 폼이 안 나잖아! 이러다가 시빌워에서 규칙에 따르라고! 이러면서 캡아를 윽박지르는거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아요. ㅠ
전 윈터솔져가 제일 좋았고 캐릭은... 실제 배우에 대한 호감도와 분리해서 생각하기가 힘드네요. 그냥 로다쥬 할게요... 진정한 마블의 큰형님... https://twitter.com/RobertDowneyJr/status/963830872683134976